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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김수우 시인 수상 소감 "나를 다시 출발선에 세운 엄격한 ‘호명’"(11/5)
부산작가회의  (Homepage) 2017-11-27 11:35:27, 조회 : 20, 추천 : 5

존재를 향한 부름이란 일견 얼마나 눈부신 걸까. 그러나 시가 시인을 호명할 때는 마냥 행복할 수 없다. 시로부터 호명당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호명은 꽃불로 된 얼음 같은 쐐기이고, 얼음으로 된 꽃불 같은 질문이다. 경외와 경이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절벽이다. 그리고 호명은 광대한 허공에 대해 거미줄에 송송한 이슬처럼 대답하는 일이다. 은유와 환유로 피어나는 무수한 응시에 대답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소명임이 틀림없다.

수상 소식을 듣고 역광장 노숙자가 신고 있던 유난히 하얀 양말이 떠오른다. 그는 결벽증이었던 걸까. 꽃을 피우지 못하면서도 오만하고 거대하고 자유로운 사막도 떠오른다. 늘 바람이 태어나던 곳. 홀로 나선 숲길에서 마주친 섬뜩한 뱀도 떠오른다. 한 번도 만져보지 못했지만 내 DNA 속에 살고있는 파충류의 기억들. 문학은 내게 늘 엄한 얼굴이었다. 하루하루 강박증이 심해졌다. 문학을 어떻게 행동하고 실천할 것인가. 백년어서원을 열어놓고 고민했다.

최계락문학상의 호명은 다시 나를 출발선에 서게 한다. 수우, 내 이름의 수는 지킬 수(守)이다. 무엇을 지킬 것인가.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이, 지키고 싶은 것들이 나를 호명한다. 부끄럽다. 빚이 더 늘었다. 문학의 이름을 지켜주신 최계락 선생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푯대를 세워주는 최계락문학상재단, 그리고 시의 호명을 일깨워주신 심사를 맡아주신 선생님들께 두 손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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